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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대재앙···인간이 결국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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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8.29 08:12
사진=내외매일뉴스·내외매일신문 회장 겸 비영리단체 월드그린환경연합 중앙회 총재 (환경부 등록 81호) 세계환경올림픽 추진위원회(IEOC) 위원장
 
 
〔발행인 칼럼〕
 
히말라야가 무너졌다. 거대한 산맥에서 발생한 빙하와 암석의 붕괴는 순식간에 물과 토석의 거대한 벽으로 변했고, 그 물결은 네팔과 중국 티베트 접경지역의 마을과 도로, 교량과 사회기반시설을 집어삼켰다. 사람들은 갑작스럽게 밀려든 물과 토사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삶의 터전을 잃었고, 구조대는 끊어진 도로와 교량, 쌓여버린 잔해를 헤치며 생존자를 찾아야 했다. 하지만 우리가 이번 참사를 바라보면서 단순히 ‘대형 자연재해가 발생했다’고만 말한다면 이 재난이 던지는 더 중요한 경고를 놓치게 된다.
 
이번 히말라야 대홍수는 자연이 인간을 공격한 사건일까. 아니면 인간이 오랫동안 훼손해온 자연의 균형이 결국 인간에게 재앙이라는 모습으로 되돌아온 것일까. 환경단체를 이끄는 시각에서 이번 사건을 바라보면 그 질문을 피하기 어렵다. 물론 특정 홍수 한 건의 직접적인 원인을 기후변화 하나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집중호우와 지질학적 요인, 빙하와 암석의 붕괴 등 여러 자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기후변화가 히말라야의 자연환경을 빠르게 변화시키면서 앞으로 이와 같은 대형 재난이 발생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빙하는 빠르게 녹고 있다. 빙하가 줄어드는 과정에서 새로운 빙하호가 만들어지고 그 규모가 커지기도 하며, 오랫동안 얼음과 암석을 안정적으로 붙잡고 있던 자연의 구조 역시 변하게 된다. 그 결과 작은 균열이나 산사태가 거대한 붕괴로 이어질 수 있고, 무너진 얼음과 암석, 토사가 하천으로 쏟아져 들어가면 물과 뒤섞인 거대한 토석류가 되어 하류 지역을 순식간에 덮칠 수 있다. 다시 말해 지금 히말라야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단순히 ‘빙하가 녹고 있다’는 환경문제를 넘어 ‘빙하가 녹으면서 산과 물의 질서까지 변하고 있다’는 훨씬 심각한 문제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재난이 한 번의 홍수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거대한 산사태가 하천을 막으면 그 뒤에 물이 고이고 새로운 호수가 만들어질 수 있으며, 그 호수의 제방이 다시 무너질 경우 2차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 한 번의 붕괴가 또 다른 붕괴를 부르고, 산사태가 홍수가 되고, 홍수가 다시 사회기반시설의 붕괴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최근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가 주목해야 할 ‘복합재난’의 모습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이런 재난을 마주할 때마다 ‘자연의 힘은 무섭다’는 말로 모든 책임을 자연에게 돌리려 한다. 물론 자연의 힘은 인간의 힘으로 통제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제는 자연재해의 규모와 빈도, 피해가 왜 점점 커지고 있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 인간은 지난 수백 년 동안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했고, 더 많은 숲을 없앴으며, 더 많은 산과 강을 개발했다. 편리함과 경제성장을 위해 자연을 끊임없이 이용하면서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
 
우리는 산을 깎아 도로를 만들고 강을 막아 댐을 건설했으며, 숲을 없애 도시와 산업단지를 만들었다. 더 빠른 생산과 더 많은 소비를 위해 화석연료를 태웠고 그 과정에서 배출된 온실가스는 지구의 기온을 끌어올렸다. 그 결과 빙하는 녹고 해수면은 상승하며 폭염과 가뭄, 집중호우와 산불 등 극단적인 기상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환경보호를 경제성장의 걸림돌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히말라야가 보여주는 현실은 정반대다. 환경을 지키는 것과 인간의 삶을 지키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가 아니다. 빙하를 지키는 것은 얼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 물에 의존해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며, 숲을 지키는 것은 나무 몇 그루를 보존하는 일이 아니라 산사태와 홍수를 막고 생태계와 인간의 삶을 보호하는 일이다. 강을 지키는 것 역시 자연을 위한 배려가 아니라 결국 인간의 식수와 농업, 산업과 생존을 지키는 일이다.
 
특히 히말라야는 우리에게 더 큰 경고를 보내고 있다. 이곳의 빙하는 아시아 여러 국가의 수자원을 떠받치는 거대한 자연의 저장고다. 단기적으로는 빙하가 녹으면서 물이 늘어나 홍수 위험이 커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빙하가 계속 줄어들면 건기에 공급되는 물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있다. 결국 한쪽에서는 물이 넘치고 다른 한쪽에서는 물이 부족해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것은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식량과 에너지, 경제와 안보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류의 생존 문제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제는 개발을 할 수 있는지를 먼저 묻기보다 개발해도 되는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 도로 하나를 만들고 댐 하나를 건설하며 산 하나를 개발할 때 당장의 경제적 이익만 계산할 것이 아니라 그 개발이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주고 수십 년 뒤 어떤 재난으로 돌아올 수 있는지까지 계산해야 한다. 기업도, 정부도, 시민도 환경을 단순한 비용으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환경을 보호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아까워한다면 자연이 무너진 뒤 치러야 할 대가는 그보다 훨씬 더 클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히말라야 대홍수는 우리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기후위기는 더 이상 미래 세대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산을 움직이고, 빙하를 녹이며, 강의 흐름을 바꾸고, 한 지역의 재난을 국경을 넘어 다른 지역의 위기로 만들고 있다. 오늘 히말라야에서 일어난 일이 내일은 다른 산과 다른 강, 다른 도시에서 반복되지 않는다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우리는 지금까지 자연을 정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산을 깎고 강을 막고 숲을 밀어내면서도 인간의 기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자연은 인간의 소유물이 아니다. 인간이 잠시 빌려 쓰고 있는 삶의 터전일 뿐이다. 지구가 인간에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지구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다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자연은 인간에게 복수하지 않는다. 다만 인간이 무너뜨린 자연의 균형이 재난이라는 모습으로 인간에게 돌아올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히말라야 대홍수를 단순히 먼 나라에서 발생한 대형 홍수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 그곳에서 무너진 빙하와 산은 우리에게 앞으로 닥칠 지구의 미래를 보여주는 하나의 경고일 수 있다.
 
이제 선택해야 한다. 더 편리하고 더 풍요로운 인간의 삶을 위해 지구를 계속 희생할 것인가, 아니면 미래의 인간이 살아갈 지구를 위해 지금이라도 우리의 욕심을 줄이고 자연을 지킬 것인가. 지구를 살리는 일은 거창한 구호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무분별한 개발을 멈추고, 숲과 강을 보호하고, 에너지 소비를 줄이며, 필요 이상의 소비를 줄이는 작은 행동에서 시작된다.
 
무엇보다 이제는 인간이 자연의 주인이 아니라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자연이 무너지면 인간도 무너진다. 빙하가 사라지고 숲이 사라지고 강이 오염되는 순간 결국 사라지는 것은 자연만이 아니라 인간이 살아갈 공간과 미래다.
 
히말라야에서 무너지고 있는 것은 빙하만이 아니다. 자연을 무한히 이용해도 괜찮다는 인간의 오만도 함께 무너져야 한다. 지구의 대재앙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 자연을 조금씩 파괴할 때마다 그 재앙의 씨앗은 뿌려지고 있다. 그리고 이제 그 씨앗이 하나둘 재난이라는 이름으로 싹을 틔우고 있다. 환경을 지키는 것은 선택이 아니다. 지구를 위한 의무이기 전에 인류가 살아남기 위한 마지막 의무다.
 
 
〔mailnews71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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