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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수 文學 散策■ 「제1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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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28
  • 2026.07.20 12:55
 
 
첫눈 내리는 날
 
첫눈이 내리면
사람들은 마음의 등불 하나씩 켜들고
약속이나 한 것처럼
창가로 나와 하늘을 봅니다
 
그것은 하늘에 계시는 분이
이 세상 어디에도
공평하게
첫눈을 내려 주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사람의 뜰이나 부자들의 가슴에도
첫눈은 포근히 내려
서로의 허물을 덮어 줍니다
 
산동네 비탈길에 한 삽의 모래나
뒷골목 미끄러운 길에 한 장의 연탄재를 뿌리면
그 길을 밟고 가는
첫눈 같은 사람들
 
첫눈 내리는 날을
어쩌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날입니다.
 
 
 
□ 정성수의 한 문장 □
 
단어 앞에‘첫’이라는 말이 붙으면 왠지 가슴이 뜨거워진다.‘첫’은 잔잔한 연못에 돌멩이를 던질 때 일으키는 파문이다.‘첫’이라는 단어에는 미숙의 내음이 치렁치렁하고 초경 같은 비린내가 물씬 풍긴다. 풋 능금이나 어린이의 팔 근육이 떠오른다. 갓 건져 올린 물고기처럼 싱싱하다.‘첫’이라는 말은 수줍음이자 떨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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